희로애락

[만화/애니] 지, 지구의 운동에 대하여

memyselfandwifi 2025. 6. 24. 17:14

최근에 봤던 일본 애니메이션 중에 가장 신선했던 작품이었다

(출처 : 알라딘)


[줄거리]
"종교적 이유로 천문학이 천대받던 시절, 그리고 지구가 온 우주의 중심임을 믿어 의심치 않던 시절,
절대불변의 진리에 의심을 가진 사람들의 진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과 그들을 막아서는 신의 대리자들의 억압과 대립을 그리고 있는 작품."
출처 : 나무위키

원작 만화책은 2020년에서 2022년까지 연재되었고, 애니메이션도 2024년 10월 방영이라고 하니 상당히 따끈따끈한 작품이다
넷플릭스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알고리즘에 낚여 선택한 작품이었는데 꽤 취향이라 어쩌다 보니 끝까지 봐버렸다

원작 만화는 못 봤지만 22년에 데즈카오사무 문화상 대상도 받았다고 하고, 이래저래 평이 굉장히 좋았던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25개 에피소드 시즌 하나로 끝났고, 초반에는 '기생수'의 감독이 참여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한다.
원작 만화와 비교해서 애니메이션이 비판도 받고 있는 것 같긴 하던데, 만화를 안 본 입장에서는 애니메이션도 꽤 재밌긴 했다.
뭐, 솔직히 말해서 초반에는 아주 재밌게 보다가 뒤로 갈수록 좀 늘어진다는 인상을 받긴 했지만.
그래서 오히려 역으로, '진격의 거인'은 그 긴 에피소드를 그렇게 안 늘어지면서 끝까지 끌고 가다니 얼마나 명작인 거냐...란 생각이 들어 버렸다.

일단은 '천동설'과 '지동설'의 대립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보다 보면 점점, 한 시대를 지배하고 있던 사상, 신념(종교)과 그를 의심하고 새롭게 시대를 개척해 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느낌이다.
그래서 오히려 천문학 지동설/천동설 보다는 종교와 믿음에 대한 질문들이 더 강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보다 보면 엄청나게 이분법 적인 대립관계로 그리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게 더 억지스러울 테니까.
그런 관점에서 최근에 읽고 있는 종교소설 '침묵' (엔도 슈사쿠 저)도 생각났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177669

침묵 : 알라딘

다시 읽고 싶은 명작 2권. 엔도 슈사쿠 대표작. 작가에게 다니자키 상을 안겨준 작품으로서 오랫동안 신학적 주제가 되어 온 하느님은 고통의 순간에 어디 계신가?라는 문제를 17세기 일본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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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다른 이야기이긴 한데, 어떻게 보면 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던 중세암흑기에서, 인간 중심의 르네상스 시기로 넘어가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는데, 사실상 중세가 그렇게 암흑기만은 아니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 이후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을 이루었던 연구의 근간이 그 때 발전하기도 했고, 많은 오래된 대학들이 그 시절에 세워지기도 했고, 나침반이나 시계 같은 것도 발명되었고...
그 시절 사람들은 무조건 교회의 탄압에 의해 지구는 평평하고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별이 돈다고 믿었던 것만은 아니라는 소리.
뭐, 생각해 보면, 아직도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는 세상에서 말이지....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382830587&start=pnaver_02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과 즐겁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는 법 : 알라딘

그러고 보니 왜 그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해볼 생각을 못 했을까? 과학 부정론을 연구하는 괴짜 철학자 평평한지구론자, 기후변화 부정론자, 백신 거부자와의 대화에 도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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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저게 아닌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제목 번역이 아니었을까 란 생각도... 뭐,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 스포 주의 ]

(출처 : 넷플릭스)


내용과 별개로, 주인공인 줄 알았던 인물들이 한 회가 멀다 하고 휙휙 죽어 나가서 그 빠른 전개에 놀람. 왕좌의 게임 보다 더하더라... 오프닝에 나오길래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이건 뭐 오프닝이 데스노트 수준이었다.

그리고 내가 본 애니메이션 중에 이렇게 밤하늘과 별이 많이 나온 작품도 없는 듯. 천문학에 큰 관심도 없고, 별자리가 억지라고 생각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예쁘긴 예쁘더라....

그리스는 참 인류 문명과 철학의 발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구나란 생각을 새삼 하면서, 그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부강하고 번성했던 이집트는 자기들은 잘 먹고 잘 살았지만, 영향력 측면에서는 그리스보다 훨 덜한 게 아닌가란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앞 부분은 역사추리물처럼 이단심문관을 피해 연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보니 나름의 오락성도 있었는데, 뒤로 갈수록 철학적인 대화가 주를 이루다 보니,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 만화는 어떨지 모르겠네...


마지막으로, 애니메이션 후반부에 나오는 내가 좋아했던 캐릭터가 한 대사

"저는 같은 사상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보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게 훨씬 가까운 관계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절대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감정과 이성이 모두 부정한다고 해도, 이렇게 믿고 싶어요. 지금 우연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는 설령 서로를 죽일 만큼 증오한다 해도 같은 시대를 만든 동료라고요. "

(동료...일 수는 있는데 동료애를 느끼기는 쉽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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