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계절과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음식과 술이 있다.
햇빛이 따뜻해지고 옷이 가벼워지기 시작하는 초여름이 되면 영국, 특히 남쪽 잉글랜드의 Pub과 Bar에서는 ‘핌스’라는 칵테일을 서빙하기 시작한다.
Gin 베이스의 과일향이 나는 Pimm’s 라는 리큐르에 이것저것 집어넣어서 만드는 대표적인 여름 칵테일(Long Drink)이다.

가장 기본적인 레시피는, Pimm’s 에 레모네이드(Pimm’s 의 3배 분량)를 붓고, 딸기, 오렌지, 오이, 사과 등과 같은 과일을 넣어 마시는 칵테일이다. 과일은 취향껏 바꿔도 되지만, 핵심이 되는 토핑은 ‘애플민트’! 이게 빠지면 왠지 핌스 같지 않다.
https://www.bbcgoodfood.com/recipes/pimms
Pimm's
This Pimm's cup cocktail is a true taste of summer. Make up this fruity punch with lemonade, fresh mint leaves, cucumber, orange slices and strawberr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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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좋은 오후에 펍 야외 테이블에 앉아 친구들이랑 핌스 Jug 하나를 시켜 나눠 마시는 게 딱 여름 느낌이라고나 할까. 여름에 워낙 많이 나가는 칵테일이니 잔으로도 판다. 6월 말 윔블던 테니스 경기가 열리면, 핌스의 시즌이 시작된다.
와인을 베이스로 만드는 스페인 상그리아를 생각하면 비슷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진 베이스다 보니 좀 더 쌉쌀하면서 라이트한 느낌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상그리아보다 더 좋아하는 맛이다.
달지 않으면서 많이 독하지도 않고, 과일향과 스파이스, 허브 등이 있어 더운 여름에 부담 없이 상쾌하게 마시기에 좋다.

핌스(Pimm’s) 리큐르는 1823년 James Pimm 이 만들었다고 한다. 런던에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금융지구인 City of London의 Oyster bar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소화를 돕기 위해 진에 허브랑 이것저것 넣어서 만든 토닉이었다고 한다. 하긴, 술도 원래 ‘생명의 물’이었으니까. 첫 시작은 ‘No. 1 Cup’ 이었는데, 그 이후에 No. 2, No. 3 등 계속 확장되었고, Pimm’s No. 7 까지 나왔다. 시작은 Gin 베이스였는데, 그 뒤에 나온 것들은 스카치 위스키, 다크 럼, 라이 위스키, 보드카, 데킬라 등등 다양했던 것 같다. No.1 이 진 베이스로 여름을 대표하는 맛이라면, No. 3와 4는 브랜디와 다크 럼 베이스로 겨울 버전이었던 것 같다. Winter Cup 이라고 해서 No. 3 의 리바이벌 같은 베리에이션도 있었던 것 같다.
https://en.wikipedia.org/wiki/Pimm%27s
Pimm's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English brand of gin-based fruit cup Pimm's is an English brand of gin-based fruit cup but may also be considered a liqueur or the basis of a sling or punch. It was first produced in 1823 by James Pimm and has been own
en.wikipedia.org
이런저런 시도가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계속 생산되고 있는 건 역시 No. 1
그래서 우리가 사서 마시는 Pimm’s 병의 라벨에는 다 No.1 이라고 그려져 있다.
보통 디폴트가 레모네이드이긴 하지만, 샴페인이랑 섞어서 마시기도 하는 것 같더라. 뭐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게 또 칵테일의 재미니까.

요즘 같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는, 햇빛 쨍하고 건조한 야외에서 핌스 한잔 마시며 멍 때리고 싶다.